글로벌 M&A가속화, HP·모토로라 등 통합솔루션 앞세워 영향력 확대 지난달 28일 브로케이드가 파운드리네트웍스를 인수한 이후 12일 모토로라가 무선랜 보안 분야 1위 기업인 에어디펜스를 인수했으며, 16일 HP가 무선랜 업체인 콜루브리스를 인수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트라페즈가 케이블 회사인 벨덴에 인수됐다. 무선랜(WiFi) 전문업체들의 잇단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네트워크 장비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모토로라가 유통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심볼을 인수한 것을 필두로, 올해 들어 케이블링 전문업체 벨덴의 트라페즈네트웍스 인수, 모토로라의 에어디펜스 인수, HP의 콜루브리스네트웍스 인수 등 주요 무선랜 벤더들이 네트워크 분야의 대형 업체들에 속속 넘어갔다. 이같은 M&A와 관련 "무선랜 전문업체들이 경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인수됐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무선랜 시장이 앞으로 기대가 큰 분야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무선랜 시장 성장가능성’에 기대감 높아 = 이런 가운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무선랜 전문업체들이 덩치가 큰 토털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들에 맞서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 것인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무선랜 시장은 아루바·콜루브리스·메루·트라페즈 등의 전문업체와 시스코의 경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시스코는 이미 에어로넷, 링크시스, 에어스페이스 3개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했다). 쓰리콤이나 알카텔-루슨트도 무선랜 비즈니스를 꾸준히 해왔지만 콘트롤러 등을 무선랜 전문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왔고, 무선랜 시장에서 시스코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무선랜 업계에서는 “시스코의 경우 제품도 제품이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작용한다. 특히 유무선 네트워크를 한꺼번에 구축하는 경우 유선에 비해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은 무선랜은 ‘무혈입성’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대형 IT회사들은 통합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점과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가 영업에서 막강한 기반으로 작용해왔고, 이것은 무선랜 전문업체들이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자금력·인지도·통합솔루션 등 강점 =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장벽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 무선랜 업계의 우려다. 세계 스위치 시장 2위의 HP가 지난해 국내 영업을 재개한 상황에서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해 통합 솔루션 라인업을 갖췄고, 광대역 무선통신에 주력하던 모토로라 역시 기업용 무선랜과 세계 1위의 무선랜 보안제품을 자사 제품군에 포함시켜 부족했던 부분을 완전히 보완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의 경우, 무선랜 전문업체들보다 자금력 면에서 월등하고, 다른 네트워크 장비 및 서버(HP) 등과 함께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내 무선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시스코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HP는 콜루브리스를 인수하면서 “3년 안에 시스코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며, 모토로라 또한 무선랜 시장에서 시스코를 앞지르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얘기해왔다.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새롭게 시장을 공략하는 HP나 모토로라는 기존 전문업체와 달리 인지도와 자금력을 모두 갖춘 만큼, 이들고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부딪힐 경우 시스코 입장에서도 기존 무선랜 전문업체와는 대응 방식에서 차이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