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콜루브리스 인수, 시스코와 본격 경쟁 예고 프로커브와 통합한 유무선 통합스위치 전략으로 ‘3년 내 시스코 추월’ 목표 HP가 무선랜 전문업체인 콜루브리스네트웍스를 인수함으로써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 최강자 시스코와의 본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HP는 11일, 무선랜 분야의 선두업체 가운데 한곳인 콜루브리스네트웍스를 인수키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콜루브리스는 ‘분산구조 무선랜’ 분야의 전문업체다. 분산구조 무선랜은 무선랜의 트래픽이 무선랜 스위치로 집중(중앙집중형 무선랜)되지 않고 단순 트래픽을 AP에서 분산시킴으로써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는 방식이다. HP가 분산구조 무선랜의 선두주자인 콜루브리스를 인수한 것은 향후 어떤 식으로든 무선랜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HP의 네트워크 장비 브랜드 ‘프로커브(ProCurve) 네트워킹’은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전 세계 스위치 시장에서 시스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제품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모든 유무선 장비에 ‘라이프타임 워런티’를 적용하고 있으며, 자체 ASIC을 스위치에 적용함으로써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의 성능 및 확장성·안정성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HP는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갖고 있는 인지도 위에 무선랜 전문업체 콜루브리스를 인수함으로써 통합 네트워킹 전략에 기반을 두고 네트워크 시장에 접근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무선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무선랜이 유선랜을 대체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 주목, 유력한 무선랜 공급업체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HP는 콜루브리스 인수로 시스코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조윤순 콜루브리스코리아 사장은 “HP의 계획이 IP 네트워크 분야에서 3년 안에 시스코를 따라잡겠다는 것”이라며, “최근 시장의 움직임이 무선랜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여서 라인업을 강화하고자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또 “시스코가 2005년 무선랜 업체인 에어스페이스(Airespace)를 인수, 에어스페이스의 무선랜 스위치를 자사 카탈리스트 스위치 안에 넣은 것처럼 HP도 콜루브리스 무선랜 스위치를 프로커브 스위치 안에 넣어 유·무선 통합스위치로 공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HP가 시장점유율에서 시스코에 많이 뒤지긴 하지만, 2위를 달리고 있는데다가 성장률은 훨씬 빠르다”면서, “전문 WiFi 벤더를 인수한 것이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시스코 등 통합 네트워킹 벤더가 무선랜 전문업체를 인수한 경우, 보다 규모가 큰 유선네트워크 사업에 묻혀 무선 분야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콜루브리스 측은 “무선랜 전문업체가 성능테스트 등에서 앞서고도 브랜드 인지도나 유무선 장비 통합 공급 등의 이슈 때문에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면서, “HP 인수를 계기로 오히려 영업이나 기술지원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콜루브리스는 HP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1일부터 HP 프로커브 무선 솔루션 조직으로 통합된다.